작성날짜 2018.03.24
공개날짜 2018.03.24
꽃은 바라볼때 이쁘다는 말이있다. 꽃을 꺾어 내것으로 만들면 시들어버리듯
넌 나에게 한 송이의 꽃이었다. 너가 가져다준 봄은 내겐 너무 겨웠다.
난 여자를 몰랐다. 그래서 너의 관심이 내겐 낯설고 어색했다.
너와 함께 있으면 웃음이 나는것도, 너가 다른 남자와 있는걸 보면 가슴이 시큰한것도,
모두 내겐 처음겪는 어색하고 이상한 감정이었다. 그런 어색함에 나는 도망쳤다.
결국 네가 나에게 사귀자고 했을때, 그때서야 나는 내 감정에 마주했다.
나는 널 좋아한다는걸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그 감정에.
처음하는 데이트에 난 너와 마주앉은 그 곳이 편하지 않았다.
밥풀이 묻지는 않을까, 물컵을 쏟지는 않을까 사소한 것마저 걱정되었다.
여자기분을 어떻게 좋게하는지, 풀어줘야하는지 하나도 알지 못했다.
서로 깊은 대화도, 가벼운 농담도 내겐 쉽지않았다.
데이트가 끝난 뒤 너는 웃으며 한숨쉬었다.
그 이후 나는 너에게 많은걸 배웠다.
너에게서 연인사이의 밀고 당기는 대화부터 사소한 계산까지
사귄지 한달이 넘어도 아무런 진도없는 날위해, 소나기를 피해 들어간 사람들이 오지않는 계단에서
너는 다시한번 한숨쉬었다. 내 이름을 속삭이고 '눈감고있을게'
빨간 틴트를 바른 입술은 그 색깔처럼 내게 강렬했다.
부끄러운듯 배시시 웃으며 내품에 안긴 네가 내 심장소리를 들을까 불안했다.
친구들의 조언에 나는 너에게 꽃을 선물했다.
너는 뭐하러 사왔냐고 하며 투덜대면서 웃음을 보였다.
투덜대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날 때, 핸드폰보다도 꽃을 먼저 챙겼다.
그날 집앞에서 헤어질때 넌 내게 한숨짓지 않았다.
처음으로 내게 기특하다며 입을 맞추던 그순간 넌 내가 선물한 장미꽃보다 아름다웠다.
시간지나 난 그미소를 잊었다. 왜그랬을까
난 익숙함에 속았던 걸까, 매일을 함께하던 친구들이 더 신선해졌다.
서서히 연락이 줄고 집을 데려다 주지 않았던 나는 무슨생각을 한걸까.
헤어지자는 너의 말에 그러자고 답하는 것 외에 나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내 잘못이다. 너 같은 여자가 헤어지자고 하는건 무조건 내 잘못이다.
이제 난 어떤 여자가 나에게 관심있구나 정도는 눈치 챌 수 있다. 너 덕분이다.
아직은 자기전에 네 생각이 많이 나기는 한다. 한번쯤은 살면서 볼수있지 않을까
익숙함에 속아 애인을 잃지 말자는 커플들의 글을 가끔볼때도 네 생각이난다.
내 이야기인줄 알면서도 사랑을 알려준 너에게 변명 한마디할게
난 너의 익숙함에 속은게 아니라, 너가 내게 보여준 세상이 내겐 너무 겨웠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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